산울림
70년대 가요계를 뒤흔들었던 한국 록의 선구자 김창완(보컬),
김창훈(베이스), 김창익(드럼) 삼형제로 구성된 산울림은 꼭 3년
6개월 동안 활동을 했다. 1977년 12월부터 군대 가기 전 1년 반
동안 "제 1집~3집"으로, 군대 제대 후 "제 7집~9집"으로 1년을
활동했다. 그리고 20년이 지난 1997년 1월부터 "산울림 제 13집"
으로 1년동안 한시적으로 재결합 공식적인 활동을 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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무너질 수 없는 철의 장벽처럼 보이던 우리 가요계의 트로트의
굴레속에서 완전히 탈피한 독특한 록 사운드 앨범의 등장, 그리고
이 앨범이 대중들에게 히트했다는 사실은 당시 사회·문화적인 여건
으로 봤을 때는 충격이 아닐 수 없다. 산울림 특유의 다이나믹한
사운드,생동감 넘치는 리듬 터치, 개성적인 멜로디의 진행과 창법
등은 당시까지 우리 가요계에서 쉽게 접할 수 없었던 신선하면서도
획기적인 것들이었다.
이외에도 이 앨범은 과거 싱글 위주였던 국내 가요계의 앨범 형식
에서 벗어나 앨범 전체가 하나의 작품으로 완성된 명실상부한 [앨범]
이었다는 사실과 당시 구어체를 사용한 얄밉지 않은 위트가 곳곳에
숨겨져 있는 보이지 않는 재미가 풍부한 앨범이다. 공전의 히트를
기록했던 '아니 벌써'와 함께 사운드 위주의 곡들인 '문 좀 열어줘'
'불꽃놀이'등..
아쉬운 점이 있다면 여러 사람이 지적했던 바와 같이 '아마 늦은
여름이었을거야'와 '안타까운 마음' 같은 곡들은 영국의 록 그룹 Ten
Years After의 발라드 (특히 'I'd love to change the w orld', 'Over
hill'과 같은 그들의 [A space in time]의 앨범과 비슷한 경향이 많은
듯하다. 기타 리프의 전개도 그렇고..)를 닮았다는 점인데, 그래도
이 정도의 사운드라면 지금 들어도 식상하지 않고 신선한 앨범이다.
글 / 이기혁